매달 말이면 어김없이 전화가 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 사무실 시계가 오후 5시를 넘기려 할 때쯤,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 달 것도 부탁드립니다.”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2019년에 처음 함께 제품을 개발했던 그 업체. 이후로 단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매달 일정 수량을 주문해 주시는 고마운 고객입니다. 발주와 출고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이 모델은, 이제는 말일의 풍경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거래 규모로 보면 작은 편일지도 모르지만, 이 제품은 저희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납품이 반복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고객의 요청과 필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정말 우리가 같이 만든 제품이니까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사양이 만들어졌고, 이후로는 매달 정기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 고객은 “이 제품은 우리 작업장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딱 우리한테 맞아요.”라고 하셨고, 저희는 그 말이 제품 스펙표보다 더 강한 인증처럼 느껴졌습니다.
왜 매달 규칙적인 발주가 나올까?
이 업체만이 이 모델을 사용합니다. 정해진 위치, 정해진 방식으로만 반복 사용 중입니다. 그런데도 매달 꼭 사용량이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름이 퍼지기 전 미리 깔아두는 방식, 최소 교체 주기, 작업자 동선에 방해되지 않는 규격. 모두 고객과 함께 조율하며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흡착제를 제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제품이 어디에 깔릴까’입니다. 누군가는 단순히 흡착속도나 흡수량을 먼저 보겠지만, 저희는 그보다 먼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쓸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납품, 그 안에 담긴 배움
이번 출고도 수량은 크지 않았지만, 준비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제공되는가?” 이 질문이 쌓여서 지금의 티투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기계에서 샌 기름, 누가 처음 발견했나요?” 글에서도 유흡착제가 현장에서 반복 사용되며 ‘예방 장치’로 자리 잡는 과정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도 같은 연결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티투컴은 앞으로도 고객의 필요에서 출발할겁니다
제품 하나가 5년 넘게 계속 쓰인다는 건 현장에 맞춰 개발된 결과이고, 현장에서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증거입니다.
티투컴은 앞으로도 이런 제품을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히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오래 쓰이는 제품. 현장에서 먼저 찾게 되는 제품. 그리고 그 제품을 함께 만든 관계까지 오래 이어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모든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니까요...
티투컴 김병우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