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늘 안에 배송 가능할까요?”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사무실 전화가 급하게 울렸습니다. 평소보다 다급한 벨소리였던 건, 제 기분 탓만은 아니었겠지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지만, 그 안에 긴장이 묻어 있었습니다.
“혹시 OTM210 모델, 오늘 안에 배송 가능할까요? 바로 배차하겠습니다.”
“운송료가 제품값보다 더 나올 판이에요”
급히 재고를 확인하고 배차를 시작했는데, 문제는 운송료였습니다. 당일 출고에 더해, 요청한 지역까지의 거리도 꽤 되는 편이었거든요. 게다가 시간까지 촉박하니 일반 배송은 불가능했고, 전용 차량을 써야만 했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의 운송비가 예상됐지만, 요청하신 쪽에서는 망설임 없이 “진행해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직감했죠. 단순한 재고 부족이 아니라, 뭔가 급박한 상황이라는 걸요.
왜 OTM210이었을까요?
이번에 요청하신 제품은 매트형 유흡착제 OTM210. 간단히 말하면 바닥에 넓게 깔아두는 형태의 제품으로, 기름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구간에 미리 설치해두는 용도입니다. 특히 이 제품은 자체 중량의 20배 이상 기름을 흡수할 수 있어, 갑작스런 유출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지난번 “기계에서 샌 기름, 누가 처음 발견했나요?” 글에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유흡착포는 사고 이후에 쓰기보다, 사고 이전에 깔아두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기름이 퍼지기 전에 막아야, 설비도, 작업자도, 라인도 지킬 수 있으니까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요청하신 쪽에서는 끝까지 구체적인 상황을 공유하시진 않았습니다. 보안이 필요한 현장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보통 이런 긴급 요청은 두 가지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예상치 못한 기름 유출이나 누유가 이미 발생했거나
-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현장에 사용할 수 있는 자재가 없는 경우
특히 자동차 관련 제조 현장은 공정이 복잡하고, 라인이 한 번 멈추면 하루 전체 일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대응을 미룰 수가 없습니다. '당일 필요'라는 키워드는, 단순한 요청 이상이죠.
우리는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번 건처럼 당일 요청, 당일 출고, 비용 부담까지 감수한 상황은 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청이 한 번씩 들어올 때마다 저희는 다시 점검하게 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유흡착제를 급히 찾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저희 티투컴은 OTM 시리즈를 포함한 주요 제품군은 상시 재고 보유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일이 저희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급한 상황일수록,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제품 확인, 포장, 배차, 출고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진행했고, 현장에서는 그날 저녁에 안전하게 제품을 수령하셨다고 합니다.
그날 밤, “잘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바로 조치됐어요”라는 짧은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든, 제 때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충분했습니다.
기름 유출은 갑자기 발생하고, 유흡착포는 그 순간 필요해집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금 느꼈습니다. 유흡착제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닙니다.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이자, 현장의 운영을 지키는 대응력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희는 단순한 제품 설명보다, 현장에서 어떤 순간에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오늘 안에 받을 수 있을까요?”라는 전화가 올 때, 그 한 통에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말입니다.
– 티투컴 김병우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