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옮긴다는 건, 단순한 이사가 아닙니다
공장이전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일’ 그 이상입니다. 원래 하던 일을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제대로 해내는 일,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무심코 넘어가기 쉬운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구개발전담부서의 변경신고입니다. 흔히 ‘연구소 이전 신고’ 정도로 불리지만, 실제 기업에서는 이게 곧 기술력과 신뢰의 시작점이 되기도 하죠.
“그거 나중에 해도 되지 않나요?”
공장이전을 준비하며 가장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이거였습니다. “연구소 신고는 나중에 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저희는 우선순위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사무실 인테리어보다도, 먼저 연구개발전담부서의 주소 변경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티투컴의 제품은 단지 흡착력만으로 평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현장에서, 기름이 샜을 때, 그걸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느냐. 이건 결국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졌느냐’의 문제이자, 제품 설계의 신뢰도 문제입니다.
연구개발전담부서는 바로 그 기준을 증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연구 인력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연구 활동이 기업의 품질 관리 체계 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품질 유지의 유일한 지표”
이번 변경신고를 마치며, 내부적으로 했던 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 품질 유지의 유일한 지표는 이 연구소다.”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렇습니다. 티투컴이 생산하는 유흡착제는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됩니다. 기계 밑, 배수구 틈, 작업자 동선 옆. 누유가 발생했을 때 조용히 작동하는 제품이죠.
이런 제품일수록, ‘겉으로 보이지 않는 신뢰’가 중요해집니다. 고객사가 직접 매트를 들어보고 테스트하긴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누가 만들었느냐, 어떤 과정에서 개발되었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현장에서 쓰일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티투컴의 연구소는 단순한 샘플 개발이나 원단 실험만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포스팅 “기계에서 샌 기름, 누가 처음 발견했나요?”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누유 상황에 대해 연구 부서가 함께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름 흡착 속도, 확산 방지 범위, 수분 함유 상황에서의 성능 등은 모두 이 부서에서 반복적으로 실험하고 개선해온 결과입니다. 즉, 티투컴의 연구소는 제품 개발을 위한 공간이자, 고객 대응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기반입니다.
연구소도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이전과 똑같은 이름, 같은 연구원들, 같은 장비지만, 이전된 공간에서 처음 다시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더 나은 구조로, 더 정돈된 프로세스로, 더 현실적인 실험이 가능하도록 준비한 만큼, 이제는 이 공간이 티투컴의 다음 10년을 책임질 또 하나의 중심이 되어야겠죠.
그래서 오늘은 짧게나마 이 이야기를 기록해두고 싶었습니다. 연구소라는 공간이 단지 제품 테스트만 하는 곳이 아니라, 현장의 긴급 대응력과 기술 신뢰도를 함께 책임지는 자리라는 점. 그리고 그 중심에서 티투컴은 오늘도 유흡착제의 내일을 설계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기름이 새는 건 우연이지만, 대응은 준비입니다
현장에서의 대응은 결국 사전에 준비된 기술력에서 나옵니다. 유흡착제 한 장이 어떤 환경에서도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일, 그 중심엔 언제나 연구와 개발이 있습니다.
이번에 신고를 마친 연구개발전담부서도, 그 역할을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저희는 계속해서 개선하고 실험해 나가겠습니다.
기름이 새는 건 우연일 수 있지만, 그걸 막는 대응은 반드시 준비된 곳에서 나옵니다. 앞으로도 티투컴은 그 준비된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습니다.
티투컴 김병우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