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직전 전화는 항상 불안합니다
추석 연휴 직전, 오후에 대략 업무를 마무리하려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시계를 보니 저녁 4시 18분. 연휴 직전 이 시간에 오는 연락은 대부분 급한 건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도 긴장감이 묻어났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납품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 재고가 없어요."
기름 유출 사고 대응용 유흡착제를 요청한 업체였습니다. 평소에도 종종 거래가 있던 곳이지만,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긴급 상황이었습니다. 즉시 담당자와 통화하며 필요한 제품 수량, 현장 상황, 출고 가능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방재 작업에는 주말도, 연휴도, 밤낮도 따로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기름 유출, 타이밍이 생명
이날 요청된 제품은 매트형 유흡착제였고, 수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문제는 시간. 내일 아침 9시까지 현장 납품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기름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한 방재 작업을 준비 중이었고, 이미 사고가 발생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지금 막아야 확산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현장 특성상 한 번 유출이 시작되면 바닥 틈 사이로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사고가 터진 후 수습보다는 사전 차단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방제 작업은 기름이 퍼지기 전에 시작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흡착제는 단순한 청소 도구가 아니라, 사고 확산을 막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예정에 없던 생산, 밤늦게도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재고였습니다. 평소라면 여유 있게 확보해두었을 수량이었지만, 최근 연휴 출고가 몰린 탓에 해당 사양은 당일 수량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예정에 없던 소량 생산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생산팀에 바로 연락을 돌렸습니다.
작업 반장님도 상황을 듣자마자 "이건 미뤄둘 수 없겠네요"라며 기계를 다시 가동해 주셨고, 포장팀은 다른 출고 작업을 마무리하던 손을 멈추고 박스 구성부터 준비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움직인 결과, 밤 10시 전에 출고 준비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운송은 별도 기사 없이, 업체 측 담당자가 직접 차량을 몰고 오셨습니다.
사고는 예고 없이, 대응은 예측 가능하게
이런 긴급 납품 상황은 비단 이번만의 일은 아닙니다. 지난번 "기계에서 샌 기름, 누가 처음 발견했나요?" 글에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유흡착제가 필요한 순간은 보통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대응은 준비되어 있어야 하죠.
기름 유출은 한두 방울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수 시간 내에 설비 손상, 미끄럼 사고,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방청유나 윤활유처럼 점성이 있는 유류는 바닥 틈 사이를 따라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제품보다 먼저 깔아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밤에 출고한 제품이 아침에 일터를 지킵니다
이번 긴급 대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새벽에 출근하자마자 유흡착제를 바로 깔 수 있도록 준비했고, 실제로 설치 후 몇 시간 만에 기름 유출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확산을 막을 수 있었고, 추가 피해 없이 정상 운영이 가능했다고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으며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유흡착제는 사고 이후에 찾는 게 아니라, 사고 전에 준비하는 제품이라는 점. 그리고 그걸 아는 업체일수록, 제품이 아니라 대응력을 먼저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작은 준비 하나가 현장을 바꿉니다
티투컴은 오늘도 같은 생각으로 제품을 준비합니다. "이거, 지금 바로 쓸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도록요.
밤늦게 생산된 제품이 아침 현장을 지키고, 한 장의 매트가 하루 일정을 멈추지 않게 만든다면, 그게 바로 저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티투컴 김병우 드림




